2020년 2월 18일(화)

[기자노트] ‘공개’경쟁채용시험이라면


입력날짜 : 2017. 07.25. 10:37

[1711호]

공무원이 되기 위한 ‘시험’으로 공개경쟁채용(이하 공채)시험과 경력경쟁채용(이하 경채)시험 두 가지가 있다. 경채는 대개 특수한 전공, 자격, 경력 등을 요하므로 대개 ‘공무원시험’이라 하면 공채를 떠올리게 된다.

공개경쟁채용(公開競爭採用)의 사전적 의미는 ‘자격 있는 모든 지원자에게 평등하게 지원 기회를 부여하고, “공개된 경쟁시험”을 통해 임용후보자를 선발하는 신규채용의 방법’이다. 사전에는 공개경쟁채용은 더 많은 수의 사람들에게 지원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우수한 인력을 흡수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면서 우리나라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의 채용은 공개경쟁채용시험에 의한다”는 규정(제28조)과 함께, 결원을 보충할 때 공개경쟁채용시험 합격자 및 공개승진시험 합격자를 우선 임용해야 한다는 ‘경쟁시험합격자 우선임용’의 규정(제31조)을 통해 공개경쟁채용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고 설명돼 있다.

매해 실시되는 주요 공무원 공채시험은 국가직 7·9급, 지방직(서울시 별도) 7·9급, 법원직, 국회직, 사회복지직, 교육행정직, 경찰, 소방, 군무원 시험 등이 있다. 거의 모든 공무원 공채 필기시험이 실시된 이후 당일 시험문제와 정답가안을 공개해 응시생들이 가채점을 하고 이의제기를 할 수 있도록 하며 또한 공개된 기출문제를 통해 향후 시험에 대비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런데 소방직과 군무원 공채 필기시험의 경우 공채시험임에도 불구, 시험문제와 정답가안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실시된 군무원 공채 필기시험 현장에서 만난 응시자들은 높은 난이도보다도 시험문제의 질이나 문제가 공개되지 않는 것 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본지 설문조사에서 시험의 특이점 등을 묻자 대다수 응답자가 시험문제를 공개해야 된다는데 입을 모았다.

군무원 행정직 시험은 다른 기관 행정직 시험과 병행하는 수험생이 대부분인 만큼 자연스레 다른 시험과 비교를 하게 된다. 한 응시생은 “몇 천명씩 지원하는 공무원 공채시험이 이렇게 허술하고 성의 없어도 되냐”며 따지듯 되묻기도 했다. 문제의 질도 그렇고 미심쩍은 문제들도 많이 있었는데 문제가 공개되지 않아 확인할 수도, 이의제기할 수도 없어 찝찝하고 답답하다는 것이었다.

이에 더해 “시험지 맨 앞장부터 시험문제가 있었는데, 시작종이 울릴 때까지 풀지 말라고 감독관이 말했지만 대부분의 응시생들이 이에 불응하고 시작종이 울리자마자 뒷장으로 넘기는 소리가 들렸다”면서 “보지 말라고 할 게 아니라 다른 시험처럼 첫 장은 표지로 만들어야 되는 게 상식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런 것들 때문에 문제의 질과 허술함을 지적하고 ‘성의’를 운운했던 것이다.

군무원 시험에 몇 번 응시해봤다는 다른 한 수험생은 “그래도 예년에 비해서는 많이 발전했다”면서 “이제 한 3년 전 지방직 시험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자조섞인 고평가(?)를 하기도 했다.

올해 군무원 행정직 시험의 경우 6천명 가량이 지원하고 3천명이 넘는 응시생이 실제 시험을 치렀다. 필기시험을 치른 뒤 합격자가 발표되는 한 달의 기간 동안 어떤 문제가 나왔는지, 본인의 가채점 점수와 합격예측컷은 어떠할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것, 이에 더해 의구심이 들었던 문제들에 대한 이의제기조차 할 수 없다는 것에 많은 수험생들이 답답함을 토로하며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당장은 출제기관의 여건 등의 이유로 시험문제를 공개할 수 없다고 해도, 최소한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설정해 빠른시일내 공개되도록 노력하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그것이 투명성과 형평성을 담보하는 공개경쟁채용시험의 기본에 합치하는 것이 아닐까.

정인영 기자 news@kgos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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