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18일(화)

1. 차마고도에서 만난 노강 제일만(怒江 第一灣)


입력날짜 : 2013. 07.12. 15:40

(노강 제일만)
티베트고원의 말과 운남의 차를 물물 교환하던 루트를 차마고도라고 부르는데 이 차마고도중에 라싸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세상에 가장 많이 알려진 리장루트가 아니라 노강 협곡을 따라가는 루트이다.

히말라야의 눈 녹은 물이 흘러내리는 이 협곡의 기세가 마치 분노한 짐승 같다 하여 노강(怒江)이라 이름이 붙은 이 강을 영어로는 Crazy River라고 부른다.

쿤밍을 저녁 6시 반에 떠난 침대버스는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류쿠(陸庫) 근처에 도착하였다. 류쿠 검문소는 야간에는 통행을 금지하는지 바리케이트가 쳐져 있었고 버스는 도로상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6시가 되어서야 검문소로 진입 하였다.

20대 초반으로 어려 보이는 중국 무경(武警) 2명이 차에 올라와 검문을 하는데 중국인들은 대충 훑어보고 외국인은 여권을 달라고 하였다. 내 여권을 본 무경이 따라 오라고 해서 차에서 내리니 한기가 엄습을 한다.

겁먹을 이유는 없으니 초소로 당당히 가는데 잠이 덜깬 상태라 어리벙벙한 상태였다. 초소 안에서 무슨 일로 왔느냐? 어디까지 가느냐?는 간단한 질문이 있었고 검문기록에 여권 내용을 기재하였다.


(노강 협곡)


검문소에서 나와 버스 기사에게 푸꽁에 언제 도착하며 삥중뤄(丙中樂)까지 차를 빌려서 타고 가려는데 가격이 어느 정도이며 바로 구할 수 있냐고 물으니 렌트할 필요 없고 버스가 자주 다니니 그걸 타면 된다고 하였다.

천천히 노강 유람을 하면서 가려고 했는데 이 기사는 빌리는 가격이 비싸니 버스를 타야 한다고 자꾸만 애길 하면서 전화를 한다. 삥중뤄로 출발 하는 버스기사에게 자기 차에 탄 한국인이 삥중뤄를 가니 기다렸다가 자기차가 도착하면 태우고 가라는 내용이었다.

푸꽁까지 가는 표를 끊었는데 왜 류쿠에서 갈아 타라고 하냐고 물으니 푸꽁에 가면 삥중뤄 가는 버스를 한참 기다려야 하니 여기서 타는게 났다고 한다. 대신 푸꽁 까지 저 버스가 무료로 태워주고 푸꽁-꽁산 30원과 꽁산-병중락 10원 도합 40원만 저쪽 버스기사에게 주면 된다고 하였다.


(노강 강주변의 마을)


원래 처음 계획은 꽁산까지 가서 자고 다음날 차를 빌려 삥중뤄로 들어갈 요량이었는데 이 버스를 만난덕에 엄청 싸고 빠르게 가게 되었다.

빨간 양복을 입은 삥중뤄행 기사는 멋쟁이였다. 류쿠를 벗어나면서 버스는 노강을 끼고 달린다.

푸꽁에 도착해 30분간 쉬었고 그 시간을 이용해 아침겸 점심을 먹었는데 터미널 바로 앞에 있는 도삭면 집은 음식이 입에 잘 맞았다. 역시 한족지역보다는 소수민족. 특히 운남지역 음식은 우리 입에 대부분 맞는다.

노강 협곡을 건너 지르는 현수교와 류쉐(외줄)가 곳곳에 있었고 하절기에는 거센 흙탕물이 흐르던 이 강이 동절기엔 잔잔한 물결과 에머랄드빛 물빛의 그림 같은 풍광으로 바뀐다.

공산에 도착하니 기사는 삥중뤄 가는 차가 곧 온다며 기다리라고 하였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 오기에 차비를 안주고 언제 오냐고 재촉을 하니 "마상 마상 (금방 금방)" 소리만 한다.

중국에서 들으면서 젤 짜증 나는 것이 표 살 때 "메이요"(없다) 라는 소리이고 두번째가 바로 "마상" (금방)이란 소리다. 마상 소리를 들으면서 4시간을 기다린 적도 있었으니 마상은 막상 와봐야 안다는 소리로만 들린다.

버스가 오면 클락션을 울릴 테니 구경을 하고 있으라 하여 밥 먹고 시내 구경을 하는데 공원에 서 있는 아름드리 야자수를 보면서 여기가 히말라야 산맥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히말라야 산속에서 한 겨울에 만난 야자수)


그렇게 한 시간 이상을 보낸 후에 삥중뤄 가는 버스가 들어왔다. 한국서는 공산-삥중뤄 구간은 버스가 없어서 렌트를 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먼저 이곳을 다녀간 여행자들이 급해서 차를 빌리는 통에 와전된 잘못된 정보였던 것 같다.

버스는 1차 목적지인 삥중뤄를 향해 출발 하였고, 예전에 중국민항 건물 벽에 걸려 있던 사진속의 장소 노강 제일만 (怒江 第一灣) 드디어 이곳에 도착하였다.


(노강제일만에서 동료 여행자)


저자 : 여행칼럼니스트 조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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