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18일(수)

아공법 13회 : 기본서로 기출문제를 마스터한다고?


입력날짜 : 2013. 07.02. 14:04

[1294호]

수험에서 가장 먼저 공략해야 하는 대상이 무엇이냐는 설문조사를 했다고 하자. 합격자가 하는 답변은 단연 ‘기출문제’이다. 그 어떤 합격자도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합격자보다는 그 비율이 당연히 떨어지겠지만, 그래도 웬만한 수험생들도 마찬가지로 ‘기출문제’라고 대답할 것이다. 둘 다 기출문제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정작 엉뚱한 것을 공부한다

‘기출문제’라고 답변을 한 그 수험생이 설문조사를 마치고 독서실로 돌아가서 보는 책이 기출문제집이 아닌, ‘기본서’라는 데에 문제가 있다. 즉, 기출문제를 마스터하기 위해 기본서만 줄기차게 읽어대는 수험생들이 많다. 그저 읽다보면 기출문제이든 예상문제이든 다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기본서만 죽어라 읽는다고 기출문제가 자연스럽게 마스터될까? 불가능하다고 본다. 당신이 시험장에 가서 못 풀었던 과거 기출문제를 상기해본다면 수긍이 갈 것이다. 공부를 안 해 본 사람들은 이 사실을 인식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기본서에 기출문제를 표시하는 경우

위의 사례는 오직 기본서만 읽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는 사실 논의할 가치도 없다. 가장 비효율적인 방식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이 정도로만 언급하기로 한다.

이보다는 좀 나은 경우를 살펴본다. 그것은 기출문제를 기본서에 표시하여 공부하는 경우이다. 기본서에 기출문제를 표시하여 기출지문을 공부하는 수험생(A)과 그냥 기출문제집 그 자체를 통해 기출지문을 공부하는 수험생(B)이 있다고 가정하고 논의를 진행한다.

세월아 네월아 하고 기본서만 무턱대고 읽는 사람보다야 훨씬 나을 테지만, 기본서에 기출문제를 표시하며 공부하는 방법(A) 역시 매우 어렵다. 평범한 수험생 두 명이 동일한 기간을 공부하고 시험을 치른다고 했을 때, 필자는 단연 후자(B)의 성적이 훨씬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A’라는 공부방법론은 사법시험 수험시장에서 매우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공부방법론이다.1) 그러나 수험가의 평균적인 수험생이 단지 ‘공무원 객관식시험’을 위해 활용할만한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 필자는 이를 우회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사법시험의 경우 기본서를 통한 공부가 필요한 이유는 2차 시험까지 염두에 둔 공부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차피 봐야 할 기본서이므로 미리부터 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객관식만 통과하면 되는 공무원 수험생들의 경우 구태여 공부를 그렇게 어렵게 할 필요가 없다.

즉, 기출문제를 기본서에 표시하여 기본서 논리대로 읽는 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흩어진 것을 모아가는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문제집(단원별)에도 기본서와 동일한 목차가 있고, 체계가 있다. 문제집을 기본서 삼아 공부하더라도 이론적인 체계를 잡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시간도 훨씬 절약됨은 물론이다.

문제집을 ‘푸는 것’이 아니라, 정답과 해설부터 보면서 마치 기본서처럼 공부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하에서는 ‘A’방식의 맹점에 대해 살펴본다. 기출문제 ‘일부분’만을 기본서에 표시하여 그 기본서만을 효율적으로 읽어 나가면서 모든 기출문제를 마스터하는 것은 평균적인 수험생으로서는 아주 어려운 일이라고 본다.

아주 머리가 좋은 사람에게나 가능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필자 역시 이 방법을 그대로 흉내내다가 중간에 포기한 적이 있음을 고백한다. 필자의 주변 지인 중에도 실패사례가 많다.

일부분의 기출문제만을 표시해서는 위험하다

기출문제 중 일부분만을 기본서에 표시해서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견해가 존재한다. 그러나 기출문제의 일부분만을 표시하는 것이 아주 위험하다고 본다. 기본서에 표시되지 않은 기출문제에 대해서는 완전히 무방비 상태에 놓일 수 있기때문이다.

평균적인 수험생의 경우 표시되지 않은 지점에서 문제가 출제되면 거의 못 푼다고 본다. 어차피 기본서에 표시되어 있지 않으면 그 부분을 건성건성 읽게 되기 때문이다. 대충 읽어서는 시험장에서 결코 기억해낼 수 없다.

기출문제라는 것은 단 1회만 출제되더라도 그 다음 시험에서 출제 1순위가 된다.2) 즉, 단 한 문제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기본서에 기출문제를 일부만 표시하는 방식을 취해서는 반드시 놓치는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A’방식의 결정적인 취약점이라고 할 것이다.

기출문제를 전부 다 표시할 시간이 없다

그렇다면 기출문제를 전부 다 표시하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기출문제를 전부 다 기본서에 표시하는 것은 엄청난 시간을 필요로 한다. 1년 내내 기출문제만 표시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공무원시험의 경우 공부해야 할 기출문제의 수가 사법시험 등과 비교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출되어 있는 기출문제 수가 너무나도 터무니없이 많다. 그냥 기출문제집 자체를 공부하는 데에도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하물며 모든 문제를 기본서에 다 표시하고 그것을 음미하는 작업까지 하는 것은 너무나도 소모적이다. 이에 걸리는 시간을 미루어 짐작조차 할 수 없다고 본다.

평범한 노력으로 이 방법을 활용하여 단기간에 합격할 수 있는 수험생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거의 대부분 시행착오 속에서 허덕일 것이라고 본다. 기출문제를 다 표시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무방비인 부분에까지 관심을 기울이며 독서를 할 수 있으려면 굉장히 머리가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객관식을 위해 태어난 사람일 것이다.

표시한 후 기본서를 읽어 나가는 것도 어렵다

기출문제를 전부 다 표시했건 일부분만 표시했건, 그 표시된 기본서를 다시 잡아서 효율적으로 읽어 나가는 것 또한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그 변두리를 읽어 나가야 하는데 도대체 어디까지 읽어야 할지를 가늠할 수가 없다. 평균적인 수험생의 경우 어디까지 읽어야 할지 종잡을 수 없는 것이 정상이다.

그 ‘변두리의 기준’이라는 것은 실제로 출제된 문제(4, 5개의 보기로 구성된)와 해설을 접해보아야만 파악할 수 있다. 그냥 기본서에 표시된 것만으로는 그 갈피를 잡을 수 없다. 한없이 늘려나가는 독서를 하게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또한, 평균적인 수험생의 경우 진도 역시 빠르게 나갈 수 없다. 대충 읽을 것은 대충 읽을 수 있는 상당히 과감한 성격의 소유자여야 한다. 독서를 과감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어릴 적부터 공부할 때마다 항시 성과를 냈던 사람에게나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범인(凡人)이 과감한 독서를 하는 것은 아주 어렵다.

기본서의 경우 더욱 그렇다. 또 그 놈의 기초타령으로 기본서의 늪에 빠져들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꼼꼼하고 집요하게 공부하는 방향으로 다시 흘러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렇게 기본서를 꼼꼼하게 다 읽어낼 시간이 없다.

옳은 지문만 보는 것은 위험하다

아무리 객관식에 적합한 기본서라고 할지라도, 원본 기출문제의 틀린 지문까지 모조리 다 수록하고 있는 기본서는 없다.3) ‘A’방식은 기출문제를 기본서의 옳은 문장에 표시를 한다.

그러나 맞는 문장을 백날 읽어봤자, 그 문장의 포인트를 잡아내기가 어렵다. 즉, 옳은 문장에서 어떤 부분에 주의를 기울여 읽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상상의 나래를 펼칠 뿐이다.

시험장에서는 한 문제를 1분도 안 되는 시간 안에 풀어야 한다.4) 즉, 보기 하나를 늦어도 10초 안에 해석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느긋하게 그 문장을 곱씹어가며 틀린 부분을 찾아내는 작업 따위를 할 시간이 없다. 감각적으로, 오류가 된 지점을 잡아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감각은 오직 틀린 문장에 대한 정오판단(OX)의 과정에서만 축적된다.

읽는 순간 바로 정확한 느낌이 와야 한다는 것이다. 틀린 문장을 옳은 문장으로 고치는 과정을 무한대로 경험해봐야만 기출을 변형한 새로운 지문이 출제되어도 그 지문이 가지고 있는 함정을 간파해낼 수가 있다. 문장의 모든 요소에 집중하는 형태의 공부를 할 수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기출문제가 표시되는 기본서의 본문내용은 실제시험에 출제된 그대로의 형태가 아니다. 옳은 지문만을 보아서는 보기지문에 대한 반응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냥 줄글형식으로 된 기본서 본문내용을 백날 읽어봤자,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스타일의 독서를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수험시장에는 그 문장이 기출문제인지조차도 표시되지 않은 기본서가 많다. 기출표시가 되었다는 기본서들도 그 기출문장을 완벽하게 소화해내기 위한 연습자료들을 제공하고 있지 않다.5) 연습자료가 제공되지 않는 기본서는 적어도 객관식시험에 적합한 기본서는 아니라고 본다. 틀린 지문을 공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기출문제를 충분하게 확보할 수 없는 시험의 경우

합격자 중에서도 ‘A’의 방식을 취하여 합격한 경우가 꽤 있다. 기본서에 기출문제를 표시하는 것은 1980년대 이후부터6) 계속 있어왔던 매우 대중적인 공부방식이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공무원시험 수험생이 시도하기에는 앞서 언급한 이유 때문에 많은 불안요소가 존재한다고 본다. 즉, 이 방법론은 기출문제를 충분하게 확보할 수 없는 고시공부에나 적절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공무원시험의 소수직렬 중에는 사법시험 등과 마찬가지로 관련 기출문제 수가 상당히 부족한 경우가 존재한다. 기본서는 구할 수 있는데 기출문제를 구할 수 없는 경우이다. 기출문제 자체가 거의 복원되지 않는 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이 ‘A’라는 방법론을 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본다. ‘특정과목의 특정영역’에 있어서도 불가피하게 이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아주 특수한 경우이다.



각주)-----------------
기본서에 기출문제를 표시하며 공부하는 방식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사법시험 1차 합격수기에서 다수 언급된다. 그러나 이 공부방법론은 기출문제가 충분하게 확보되지 못하는 시험에서나 효과적인 방식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본문에서 언급한다.
물론, 기출문제 중에는 다시 공부하는 것이 비효율적일 정도로 지나치게 지엽적인 문제도 있다.

그러나 그런 문제 수는 많지 않다. 초보의 경우 그런 문제를 걸러낼 실력도 안 되므로 어차피 그냥 다 공부해야 한다. 공부가 완성되어 가는 시점에서는 그런 문제를 저절로 걸러낼 능력이 생기게 된다. 예컨대, 행정법총론에서 경찰간부시험 기출문제로 ‘우성조건’과 관련된 문제가 나온 적이 있는데, 이런 문제는 그냥 버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본서에서조차도 소개가 되지 않고 있다. 단 1%의 가능성으로 그 문제가 다시 출제된다고 하더라도 그런 문제는 그냥 틀려도 된다. 어차피 남들도 못 맞히므로 합격에는 지장이 없다.

기본서 중에는 기출각주가 수록된 기본서가 있다. 수험적합한 형태의 기본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제아무리 기출각주가 완벽하게 달려 있다고 해도, 그 기출문제가 어떤 식으로 출제되었는지를 완벽하게 알려주는 기본서는 없다.

이런 것까지 알려주려면 기본서의 두께가 적어도 2배는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즉, 기본서에는 실제시험에 출제된 틀린 문장을 모조리 수록할 수가 없다는 말이다.


7급시험의 경우 국어, 영어, 경제학에 시험시간을 좀 더 투자해야 하므로 ‘학법사(행정학, 행정법총론, 한국사의 약칭)’와 행정법각론, 헌법을 푸는 시간은 한 문제당 30초 정도만 잡아야 한다. 그만큼 시간이 촉박하다.

이런 책이 시중에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 출간된 김현석 강사의 <베이직 헌법 기본서>이 이에 가장 가까운 기본서일 것이다. 이 과목을 공부하지 않는 수험생들도 이 책의 본문구성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살펴보기 바란다.
심지어 그 이전에도 존재했다. 그 당시의 고시합격수기를 참고하기 바란다.

각주)-----------------

아침의 눈, 아공법 저자 / 김동률

<저작권자(c) 한국고시. http://kgos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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